울고 싶을 때가 있다.
울컥하진 않다.
그냥 피곤하다가 슬프다가 애잔하다가
가지가지 하다가
문득 울고 싶을 때가 온다.
시원하게 터트려 버리면 나아질 것 같은 그런 때
여기선 안돼
아무리 그래도 나이가 몇인데 여기서 이럴 순 없잖아.
골방으로, 조용한 나의 방으로 가자
그런데 매번 그 순간은 짧다.
골방으로 들어오는 문을 여는 순간
손바닥 가득하던 그 감정들은
모래알이었다는 듯 사라진다.
그렇게 빠른 것 같지도 않은데
따라갈 수 없고
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잡히지 않는다.
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질 것이면
다른 것도 가져갈 것이지
신발에 들어온 아주 작은,
거슬리지만, 참을 수 있을 것 같은 알갱이와 같은 무엇은 남겨두곤 한다.
이럴 땐 어찌해야 하는 걸까
이런 마음을 나눠도 민폐가 되지 않을
그런 사람이 그립다.
그래 사람이 그립다. 있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